세부여행은 나의 고등학교 친구와 함께 했었다. 여자 둘이 떠나는 여행인 만큼 평소 남편과 떠나는 여행과는 일정이 달랐다. 가족 단위, 부부, 커플 여행을 많이 가기도 하겠지만 오늘은 여자 둘이 떠나는 우정여행 콘셉트에 맞는 여행 정보를 전달하려고 한다. 우리는 평소 화장이나 네일아트, 머리 스타일을 만지는데 시간을 많이 쓰는 편이고 관심도 많다. 하물며 나는 직업으로 하고 있지는 않지만 헤어 국가기술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을 만큼 관심이 많기 때문에 필리핀 세부의 '뷰티'에도 관심이 있었다. 여자 둘이 떠나는 자유여행인 만큼 필리핀에서의 네일아트샵 다녀온 후기와 빼놓을 수 없는 물놀이! 그리고 여성 둘이 다닌 만큼 치안에 대한 내용까지 고루 다뤄보겠다.
1. 세부 네일 퀄리티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부 네일 퀄리티는 기대 이하였다. 필리핀을 비롯한 기타 동남아 국가를 여행할 때 인권비가 저렴하다 보니 네일아트를 하는 여성 여행자들이 많다. 나 또한 한국에서도 항상 네일숍을 다니기 때문에 이번 여행을 통해 필리핀 세부 네일 퀄리티도 보고 이왕이면 좀 저렴하게 받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세부에서 네일을 받은 이후로 다른 동남아 여행에서도 네일숍을 가진 않는다. 소중한 내 여행 시간을 무려 2시간이나 소요했는데 퀄리티 마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아무리 저렴해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가기 전에 네일숍을 미리 검색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된다. 사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하지만 대다수가 광고인 경우가 많고, 광고에 나온 대로의 가격은 맞지만 실제로 모든 직원들이 훌륭한 기술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된다. 물론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 일 수도 있고, 모든 네일숍을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세련된 디자인이나 꼼꼼한 마무리 같은 것은 한국 네일숍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네일숍을 다니다 보면 내 마음에 들게 해주는 곳이 생기기 마련이고 간혹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네일숍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하물며 해외이고 내가 단골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는 직원들이 얼마나 정성들여 해줄 수 있을까? 물론 친절하고 저렴한 것은 인정한다. 가격은 젤 네일 기준 보통 한국 샵의 반값 정도이고, 한국에서도 프로모션을 하거나 저렴하게 쿠폰을 주는 곳에 비하면 2/3 정도의 가격이다. 친절한 서비스와 한 번의 경험 정도로 생각한다면 해볼 수 있겠지만, 대단한 퀄리티를 기대한다면 추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2. 세부 물놀이
내가 동남아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다에서 하는 호핑투어 때문이다. 저렴하고 가깝고 국내에서 볼 수 없는 바다속 물고기를 만나는 호핑투어가 나의 필수 코스인데 세부 여행에서도 빼놓지 않았다. 세부 물놀이를 하면서 가장 만족할 수 있었던 부분은 바로 현지 스태프들의 프로급 사진실력이다. 내가 처음 세부를 갔을 때는 어학연수 프로그램 때문이었는데 그때도 세부 물놀이를 했지만 친구들과 즐긴 것뿐이었다. 그런데 여자 둘 자유여행으로 가면서 급하게 신청한 프라이빗 패키지에서는 나만의 인생샷을 남길 수 있었다. 현지 스태프가 내가 물놀이를 하는 동안 잠수를 해서 사진을 찍어줬는데, 바다에서 니모가 지나가는 찰나를 놓치지 않고 잘 찍어줬다. '여행은 사진이 남는 거다'라는 말이 있듯이 역시나 세부 물놀이에서 찍은 사진 한 장으로 나는 세부를 평생 니모의 바다로 기억할 것이다. 세부는 정말 수많은 호핑투어 업체들이 있다. 그리고 그 스태프들의 사진 실력과 친절도는 모두 다를 수 있겠지만, 내가 여행 가기 전 검색을 했을 때도 그렇고 주변 이야기를 들어봐도 다수의 후기가 좋은 편이다. 그리고 현지 스태프들의 근무 조건이 사진 실력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프로가 연출한 사진들아 많다. 내 생각에 세부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호핑투어를 예약한다면, 후기에 있는 사진을 보고 업체를 선택해도 좋을 것 같다. 보통 숙소에서 지프니를 타고 선착장까지 이동하며 이동한 뒤에 배를 타고 물놀이 포인트로 간다. 요트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즐기는 투어도 있는데 나는 정말 딱 물놀이만 하는 간단한 코스를 선택했고, 현지 직원들과 친해져서 페이스북 친구까지 맺었다는 후기 :)
3. 세부 치안 정보
나는 세부 여행을 하기 전 어학연수를 위해 6개월 정도 거주한 경험이 있다. 그렇다보니 세부 치안에 대해 별로 민감한 편은 아니었다. 혼자 택시를 타고 다녀도 별일 없었기 때문에 같이 가는 친구한테도 걱정 말라고 했었다. 하지만 필리핀이 처음인 내 친구는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이라면 세부의 가장 대표적인 쇼핑센터, '아얄라몰' 사건을 알고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한낮에 일어난 사건이고 대형 쇼핑몰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이 새겨진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하지만 나는 택시를 타고 다니면서 한 번도 위험한 상황을 마주한 적은 없다. 아마도 기본적인 에티켓만 지키고 현지인들을 자극하지만 않는다면 실제로 세부 치안 상태는 크게 나쁘지 않다. 하지만, 위험한 지역은 피하고 안전한 숙소를 선택하기 정도는 기본으로 생각해야 한다. 세부는 도심과 막탄지역으로 여행객들의 숙소가 나뉘는데 막탄은 물놀이를 즐기거나 해야 스포츠를 즐기기에 좋고, 도심은 쇼핑을 가거나 마사지샵을 찾기에 좋다. 나는 막탄에 숙소를 잡았고 마지막날 시티로 이동하면서 마사지샵을 들리는 코스로 이동했으며 나의 이동경로에서 위험한 지역은 전혀 없었다. 막탄에서 시티로 길게 이동해야 할 경우 택시도 웬만하면 호텔에 부탁해 잡아달라고 했고, 택시 기사에게 잔돈을 덜 받거나 팁을 최소 10%는 주었다. 가능하면 현지인들과 부딪칠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세부 여행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내가 어학연수를 할 때 듣기로, 필리핀에서 누구 한 명하고 문제가 생기면 수십 수백 명이 몰려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혹시라도 모를 그런 상황은 사실 일반적인 에티켓만 지켜도 일어나지 않는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과하지 않은 선에서 팁만 제대로 줘도 별다른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4. 마무리
세부는 최근에도 내가 여행을 고민하며 구글에서 항공권을 검색해보니 최저가 20만 원 대도 있었다. 일정만 잘 맞다면 20만 원대 항공권으로 갈 수 있는 도시이기에 갈까 말까 망설인다면 무조건 추천한다. 그리고 세부는 가족단위로도 가기 좋은데, 베이비시터를 아주 저렴하게 고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 케어가 걱정되는 가족들도 여행하기 좋은 도시이다. 웬만한 리조트에는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고, 저렴하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마사지까지 즐길 수 있으니 금상첨화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수질이 좋지 않은 편이니 가능하면 샤워기 필터를 챙겨가고 SPF 지수가 높은 선크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환전은 달러로 바꾼 뒤에 현지에서 페소로 바꾸는 것이 가장 좋고 큰 단위가 더 높게 환전되니 100달러로 챙기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가본 도시 중에서 세부는 가성비가 굉장히 좋은 여행지였다. 친구끼리 가는 우정여행이기에 숙소도 적당히 4성급으로 선택했고, 우리는 인당 70만 원 정도의 경비를 지출했었다. 항공권이 31만 원, 숙소가 1인당 3박에 12만 원이었고 물을 무서워하는 친구 때문에 물놀이 투어는 호핑 정도만 했었다. 현지식과 졸리비를 먹었고 마사지는 출국하는 날 아얄라몰 인근 샵에서 1회 받았다. 우리는 둘 다 적당히 마시고 먹고 즐긴 여행이었기에 만족도가 높은 일정이었다. 만약 세부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네일숍을 갈 시간과 돈으로 마사지를 한 번 더 받거나 맥주를 드시라고 추천하면서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