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는 남편이 항상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로 말하는 곳이다. 오키나와의 날씨, 그리고 수족관을 좋아하는 우리 커플이 가장 만족했던 고래상어가 있는 츄라우미 수족관, 만좌모에서의 경치, 국제거리에서 새벽까지 마셨던 하이볼은 잊지 못할 추억이다. 우리는 작은 경차를 렌트해서 이동했었다. 오키나와는 중부와 북부까지 갈만 한 관광지가 꽤 있고, 해안도로를 운전하는 것 역시 운치가 있다고 해서 렌터카를 선택했는데 후회 없이 잘 즐겼다. 우리는 3박 4일 동안 비교적 짧은 여정으로 여행을 했지만 오키나와 고래상어 보고 만좌모와 국제거리 하이볼까지 쉴 틈 없이 꽉 찬 일정으로 만족했던 여행이다. 숙소는 중부에 잡았는데 북부에 위치한 츄라우미 수족관을 다녀오기에도 편했고 마지막날 국제거리를 가는 것까지 편했기 때문에 렌트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한국과 차선이 반대이기 때문에 처음에 조금 헷갈릴 수 있으나 당시 운전 1년 차인 나도 몇 번 운전을 할 정도로 금세 익숙해지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1. 오키나와 고래상어가 있는 츄라우미 수족관
우리는 수족관을 참 많이 다녀봤다. 그 중에 가장 베스트로 생각하는 곳이 바로 츄라우미이다. 오키나와 고래상어가 있는 츄라우미 수족관은 고래 상어 하나 만으로도 정말 인상 깊은 곳이었다. 우리는 마감 시간을 1시간 남겨두고 도착했었는데 오히려 사람도 많지 않고 좋았다. 사실 다른 것 보다 고래상어를 보러 간 것이기 때문에 다른 부분은 비교적 빨리 넘어가고 최종 목적지인 고래상어까지 거의 직진했었다. 사진으로 다 담기지 않는 고래상어와 가자미들의 모습은 보자마자 탄성이 나왔었다. 츄라우미 수족관은 고래상어가 마지막에 전시된다. 극장처럼 넓게 펼쳐진 유리 사이로 고래상어가 보이는데 멀리서 보면 사람이 정말 작게 보이면서 그 크기가 웅장하게 느껴진다. 이 앞에서만 거의 20분 넘는 시간을 보냈는데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지루하지 않게 봤던 것 같다. 사실 이 부분 때문에 조금 더 일찍 올 걸, 후회를 하기도 했다. 우리는 중부에서 렌터카로 이동했는데 교통체증이 없어서 1시간 조금 더 걸렸다. 이동시간은 넉넉하게 잡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츄라우미 수족관은 오키나와 북부에 위치해 있는데 내가 오키나와에서 간 가장 북쪽에 있는 관광지다. 우리는 사실 관광지를 많이 다니는 편은 아니라서 오키나와에서 츄라우미와 만좌모, 아메리칸 빌리지, 국제거리 정도만 다녔었다. 그중에서 가장 내가 오랫동안 기억하면서 다시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고래상어가 있는 츄라우미 수족관은 정말 추천한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족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어린 자녀와 함께하는 여행, 커플 여행, 우정 여행 그 어떤 여행 테마에서도 만족할 수 있을 곳이라고 생각한다.
2. 오키나와 만좌모(만자모)
'만명이 앉을 수 있는 들판'이라는 오키나와 만좌모는 자연 풍경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멀리서 봤을 때는 코끼리 코 모양을 닮았다. 나는 여행을 가기 전에는 저 코끼리 코 모양의 형태를 보기 위해 가는 관광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그 모습을 보는 것은 멀리서 잠깐이고 만좌모의 들판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기가 막혔다. 해가 질 무렵 방문한다면 더없이 멋있는 선셋을 보기 좋다. 로맨틱한 커플 여행을 계획한다면 오키나와 만좌모는 꼭 일정에 추가하길 바란다. 예전에 '괜찮아, 사랑이야'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공효진과 조인성이 오키나와 만좌모를 가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언젠가는 나도 저 풍경을 꼭 봐야지라고 다짐했었는데 실제로 보니 더 감동이 진했다. 자연 속에 내가 굉장히 작은 일부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만좌모에는 휴게 시설 및 각종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상점과 식당이 있다. 간단한 군것질을 하기에도 괜찮기 때문에 풍경 감상이 끝났다면 잠깐 들러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시길 추천한다. 그리고 사타안다기라는 오키나와 도넛을 파는데, 바닷바람을 맞은 뒤에 갓 구운 도넛과 커피 한잔은 정말 꿀 같은 휴식이다. 파란 바다와 석양, 그리고 커피와 사타안다기까지 조합이 참 좋다. 오키나와 만좌모는 주차장도 꽤 넓은 편이고 입장료도 100엔으로 저렴하다. 어떤 분들은 볼게 만하지 않다고 10분 대충 둘러보고 왔다고 하던데 나는 1시간가량 머물렀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오키나와에 왔다면 상징적인 관광지이자, 멋진 석양을 100엔에 볼 수 있으니 나의 평점은 만점이다.
3. 오키나와 국제거리 하이볼 맛집!
평소에도 간단히 반주하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 커플에게 오키나와는 성지와 같은 곳이었다. 바로 하이볼을 본 고장에서 먹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에서 이렇게까지 하이볼이 유행하기 전에 다녀왔기 때문에 우리는 하이볼에 집착아닌 집착을 했던 것 같다. 오키나와 국제거리는 쇼핑과 레스토랑으로도 유명한데, 우리는 돈키호테를 다녀온 것 말고는 별다른 쇼핑을 하지는 않았다. 3시 정도 숙소에 체크인을 한 뒤 바로 국제거리로 직행했는데, 간단한 안주와 하이볼을 이곳저곳에서 먹어보며 즐겼다. 한 선술집에서는 모두 다 일본어로만 쓰여있다 보니 도저히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스캔해서 번역을 하려고 해도 필기체로 쓰여 있어서 잘 인식되지 않았다. 작은 선술집이다 보니 영어가 통하지도 않아서 한 참을 주인장과 소통한 끝에 한국인들이 잘 먹는 참치라고 해서 주문했다. 가격은 800엔 정도였는데 나온 건 한국의 고추참치 캔 위에 모차렐라 치즈를 소량 얹은 안주였다. 당연히 한국인이 잘 먹는 참치가 맞았다. 잘 먹었지만 한국에서 한 캔 천 원대에 살 수 있는 고추참치를 이 가격에 샀으니 속이 쓰렸다. 그다음부터는 너무 작은 곳보다는 그래도 테이블이 5개 이상은 되는 곳으로 갔었다. 다찌 형태로 되어있는 곳도 가보고, 여러 곳을 돌아다녔는데 특이한 것은 가게 몇몇 곳은 하이볼 기계가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직접 제조하는 것이 아니라, 탄산음료 기계처럼 누르면 음료가 나오듯이 하이볼이 나오는 기계가 있었는데 거기서 나오는 하이볼 맛이 정말 내 입맛에 딱 맞았다. 깔끔한 맛이랄까? 마지막으로 갔던 가게에서는 오키나와로 여행을 온 일본인들과 다 같이 건배를 하며 사진도 찍고 재밌게 놀았었다. 우리가 휴가로 제주도 가듯이 일본인들도 오키나와로 많이 여행을 오는 듯했다. 오키나와 국제거리는 술집이 그렇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깨끗해서 놀라웠다. 나는 다시 간다고 해도 국제거리에서 소소한 선술집을 여러 군데 다녀보는 시간을 꼭 가질 것 같다. 맛이 특별하진 않았지만 옹기종기 모여있는 선술집에서 사케를 한잔 기울이고, 하이볼로 마무리하는 시간은 오키나와를 추억하게 만들 정도로 좋았기 때문이다. 사진을 보고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곳에서 바다포도 튀김이라는 것을 시켜봤는데 오키나와 특산품이라고 한다. 여행을 계획한다면 꼭 바다포도 튀김을 일본어로 알고 가서 주문하시길 추천한다. 나는 오키나와를 여행할 때 가성비 좋은 숙소에서 머물며 식사와 주류에 경비를 많이 썼다. 그만큼 먹을거리가 풍부한 곳이었다. 고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와규를 먹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철판에서 와규를 구워주는 레스토랑이 굉장히 많다. 두 군데를 가봤는데 모두 만족했으니 어디를 가더라도 실패하지 않을 것 같다. 오키나와 국제거리에서 하이볼 한잔, 이 것만으로도 다시 가고 싶은 곳이기에 내년쯤 다시 가기로 했다. 가깝고 따뜻하며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추천하며 글을 마친다.